인터뷰

태어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두잇 팀 리더 이윤석님 인터뷰

2024년 1월 18일   |    두잇

우리는 무수히 많은 선택을 통해 지금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함께 밤낮없이 논의하고, 개발하고, 꿈꾸고, 절망하고, 환호하는 이 모든 순간이 우연만은 아닙니다. 동료 한명 한명의 선택이 모두 모여 이 순간으로 이끌었을 거예요.

그렇다면 두잇 팀의 리더 윤석님은 어떤 선택들을 통해 두잇에 이르렀을까요? 어떤 동료들과 이 여정을 함께 하고 있을까요? 또 이 끝에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을까요? 윤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윤석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두잇 팀 리더 이윤석입니다. 동료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있어요.

인생의 어떤 선택들을 통해 지금에 이르셨는지 궁금해요.

그동안의 선택을 돌아보면, 그 방식은 계속해서 달라졌지만, 결국 세상에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물리학이었어요. 부모님이 물리학과를 졸업하셔서 집에 물리학책이 많았거든요. 우리는 모두 아인슈타인과 뉴턴이 발견한 물리 법칙 위에서 살아가잖아요. 저도 그런 위대한 발견을 하고, 이 세상에 영속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렇게 물리학과를 갔죠.

부조리한 세상

막상 학교에 가니, 세상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징벌적 등록금이라는 게 있었어요. 특정 학점 아래로 떨어지면, 떨어진 점수마다 등록금을 추가로 내서 한 학기에 최대 800만 원을 추가 지출해야 하는 정책이었죠. 꼭 이 정책 때문은 아니겠지만, 사회에 정해진 제도나 규칙 때문에 많은 이들이 경쟁하고, 고통받는 현실을 많이 봤어요. 주변 친구들이 되게 많이 자살했고, 세상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이 문제를 당장 해결하고 싶었어요. 자연스럽게 학생회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크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져서 총학생회에, 또 정당에 들어갔어요. 그렇게 7~8년을 ‘누군가는 행복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고 싶다'라는 마음 하나로 살았습니다.

내가 정말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

하지만 20대 중후반이 되었을 때 제가 느꼈던 감정은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 데 왜 자꾸만 실패하지?’였어요. 정치에서의 핵심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것인데, 극단으로 갈수록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잖아요. 그리고 정치인의 평균 연령은 50대 중후반이 넘어갔어요. 20대가 세상을 바꾸기에 정치라는 수단이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니었던 거죠. 그러면 지금 당장 세상에 가장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정치가 아닌 것 같은데, 가장 유효한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그즈음 병역특례로 쿠팡을 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쿠팡을 사용하는 고객님들의 행복한 목소리가 많이 들리는 거예요. 쿠팡이 세상을 바꿔나가고,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이 세상을 가장 크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앞으로 제 인생을 바칠 일을 찾은 거죠.

세상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는 chatGPT, 쿠팡의 물류 흐름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바꾸고 있는가?

병특이 끝나고는 아는 학교 선배가 함께 창업을 제안해 주셔서, 교육 관련 스타트업을 시작했어요. 좋았어요. 우리 모두 열정 있었고, 재밌었거든요. 하지만 ‘내가 이 세상을 행복하게 바꾸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어요. 교육업 마케팅에서 많이 하는 방식이 ‘이 수업을 들으면 연봉 2천만 원이 오를 거고, 듣지 않으면 넌 낙오자가 될 거야'라는 메세지 전달이었거든요. 누군가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일로 10년, 20년 나의 온 열과 성을 다해 몰입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 바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백수가 되었어요.

성공한 사람과의 유일한 차이점

바로 창업을 해도 좋지만, 그 전에 어떤 경험들이 더 필요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토스에서 PO로 일하고 계시던 승진님이 토스를 추천해 주셨어요. 실제로 1년 조금 안 되게 일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하지만 제가 토스에 들어갔던 이유는 이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은 내가 모르는 어떤 인생의 정답들, 성공의 정답을 호주머니에 꽁꽁 숨겨놓았을 것만 같은 생각 때문이었거든요. 하지만 이승건 대표님이랑 많이 이야기를 나눠보며 결국 느낀 점은, 그런 답은 없다는 것이었어요.

승건님이 저와 비교 불가능할 만큼 지적으로 탁월하거나, 제가 모르던 인생의 답을 알고 계신 건 아니었어요. 그럼 이승건 대표는 어떻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니 유일한 차이점은 ‘끝까지 도전하는 것'이었어요. 저도 얼른 도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곧바로 퇴사 후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도전을 시작하며 집에 걸어 둔 Christopher Logue의 <Come to the edge>

그 시작이 왜 꼭 두잇, 꼭 배달 음식 시장이었나요?

꼭 두잇이어야만 하는 절대적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다만, 처음에는 해외 유니콘 스타트업 중 한국에 없는 아이템을 도입하려고 했어요. 지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인생을 걸 만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일은 아니었어요. 저는 세상의 큰 변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해외 유니콘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사고방식을 아예 바꿨어요. 해외사례는 더 이상 그만 보고, 가장 큰 시장을 먼저 찾고 이를 혁신하기로 했어요. 그중 하나가 배달 음식이 포함된 커머스 시장이었어요. 그럼 이 시장을 구성하는 본질이 뭘까 생각했을 때 셀렉션과 가격, 편의성(배송 속도)이라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셀렉션과 편의성은 압도적으로 좋아졌는데 가격 구조는 엉망인 거예요. 그렇다면 커머스와 배달시장의 가격을 10배 개선하면 어떨까 상상했을 때, 저도 제 가족도 제 지인도 모두가 사용할 것 같았어요. 세상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이때부터 가격을 10배 이상 "조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000개의 해외 유니콘을 벤치마킹하며 첫 도전을 시작했다

가격의 축은 어떻게 10배 이상 낮출 수 있었나요?

예를 들어 그동안의 배달 음식 시장은 주문 한 건이 발생하면 사장님에게 약 4천 원을, 고객님에게는 약 3천 원을 배달비로 받아요. 그 7천 원 중 6천 원을 라이더님에게 드리죠. 그렇다면 건당 배송비용이 6천 원이 나오는 건데, 이걸 3천 원으로 줄일 수 있다면 고객님에게 받는 3천 원은 안 받아도 되는 거예요.

그리고 라이더님도, 사장님도 결국 건당 수입이 아닌 시간당 수입을 늘리고 싶어 하시잖아요. 그렇다면 배송 건수를 2배로 증가시킨다면 배송비용을 절반으로 내릴 수 있겠더라고요.

결국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배송 건수는 2배로 증가시키는 일이었어요. 지금 우리는 개인화 시대고 인간의 취향의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다수의 영역에서 소비 취향이 전혀 없는 곳도 존재해요. 그렇다면 근처 이웃끼리 함께 소비하는 방식으로 소비 행태를 바꿀 수 있다면, 효율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두잇은 이걸 ‘팀 배달'이라는 형태로 검증해 내고 있어요. 하지만 이웃과의 협력 소비는 앞으로 무수히 많은 실험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협력소비 모델이 작동한다면, 배달효율을 극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윤석님은 계속해서 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선택들을 해오셨는데, 결국 그 꿈은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궁금해요.

본능적인 거예요. 예를 들어 천재 예술가나 디자이너들은 픽셀 하나 어긋난 것만 봐도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 있잖아요. 그것처럼 저도 이 세상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을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요.

두 번째는 부조리에 대한 생각이에요. 저는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부조리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누구나 자기 선택에 의해서 태어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불친절하게 세상에 내던져지게 되는 건데, 그 공간이 행복하지 않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이에게 조금 더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윤석님에게 행복한 세상이란 어떤 세상인가요?

사람들이 더 적은 노력을 들이고도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행복을 주는 일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불행하겠죠. 이산가족처럼요. 그 거리를 되게 가깝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행복의 총량을 높일 수 있어요.

만남과 사랑의 관점뿐만이 아니라, 소비의 과정에서도 우리는 행복을 느껴요. 맛있는 것을 먹고, 좋아하는 옷을 사서 입으면 기쁘잖아요. 그러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것을 소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그것도 이 세상의 행복에 조금 더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한다고 생각하세요?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방정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그 방법은 되게 쉽다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그 쉬운 방법을 해내는 과정이 어렵다는 거예요. 우리 모두 공부 잘하는 법, 다이어트 성공하는 법, 그 방법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해내는 게 어려운 거잖아요.

가진 꿈과 목표를 "열렬한 마음을 갖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꿈을 잃지 않도록, 또 도전을 멈추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좋은 동료들과 함께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팀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서, 동료를 모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들이 궁금해요.

첫 번째는 강한 절실함, 혹은 사명감이에요. 강렬한 마음이 있다면 끝내 스스로를 바꿔가면서까지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탁월함이에요. 스타트업의 빠른 템포를 맞추기 위해서 기초적인 성장 속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절실함이 굉장히 클 때 탁월함마저 이겨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선한 의지예요. 절실함을 나쁜 방식으로 이어질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더 좋은 세상이기에, 선한 의지를 지니신 분들이 필요합니다.

좋은 동료분들을 계속해서 모시고 있어요. 그 전에 다양한 분들을 많이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도 하고요. 두잇 팀의 비전에 조금이라도 공감이 가신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커피챗을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석님만의 중요한 삶의 원칙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무리 큰 꿈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무조건 해낼 수 있다고 믿어요.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삶의 원칙을 가지고 있어요. 꾸준히 운동하기, 매일 햇볕보기, 청소하기, 하루에 이빨 세 번 닦기와 같이 간단한 것들이에요. 결국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생물학적으로 생기는 일시적인 감정이고, 이걸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열정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어요. 일상에서의 작은 성공들이 꾸준함을 만들고, 꺾이지 않는 마음을 만들어준다고 느껴요.

마지막으로, 두잇 동료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이 여정을 함께하는 소중한 동료들에게 꼭 약속드리는 것이 있어요. 폭발적인 성장, 자본주의에서의 해방, 빛 나는 한 줄의 커리어, 이런 것들은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들이에요. 하지만 이 두 가지를 꼭 말씀드리는데요. 첫 번째는 미래에 사랑하는 딸, 아들, 가족, 친구들에게 '딸, 딸이 정말 사랑하는 서비스를 내가 만들었어"라는 말을 해줄 수 있는 뿌듯함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는 소중한 동료와의 평생 동안의 깊은 연대입니다. 이토록 선한 의지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동료들이 모인 곳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들과의 인연은 평생토록 남을 거예요.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앞으로 합류하시게 될 무수히 많은 동료분들에게도 반드시 약속드립니다.

Interview  · Edit 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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