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두잇

운에 기대지 않고

성공하는 제품 만들기

독서모임 : Competing against Luck을 읽고

2024년 1월 25일   |    두잇

책 속에 절대적인 정답이 숨어있지는 않겠지만, 독서를 통해 우리보다 앞서 걸어간 분들의 조언이나 실패를 배울 수 있습니다. 두잇은 성장의 기울기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자 매주 수요일, 출근 1시간 전에 독서 모임을 가지고 있어요. 책 속의 인사이트를 나누고, 이를 어떻게 두잇에 적용할 수 있을지 자유롭게 논의하는 시간입니다.

이번 주 두잇의 독서 모임을 살짝 공개해 드려요.

Competing against Luck (Clayton Christensen)


날짜: 2024.01.17 / 발제자: 영선 / 참석: 남균, 민재, 선중, 미영, 승현, 성혜, 윤석


하버드대학교 교수 Clayton Christensen이 쓴 책. 이전 도서 에서 파괴적 혁신 이론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고, 장악당하는 사후적인 설명을 했으나, 파괴적 혁신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론이 부족하다고 느껴 연구하고 작성했다. 책의 제목처럼 운에 기대지 않고도 성공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상관관계가 아닌 인과관계에 대해 논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은 책.

밀크쉐이크를 고용하는 이유

사람들은 특정 서비스를 왜 사용할까요? <Competing Against Luck>에서는, 사람들이 특정 서비스를 고용(hire)하는 진짜 동기를 파악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운에 기대지 않고도 성공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요.

Clayton Christensen은 그 예시로 밀크쉐이크를 듭니다. 사람들이 아침에 밀크쉐이크를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배고파서', 혹은 ‘맛있어서'는 단편적인 해석일뿐입니다. 대신, “직장까지 길고 지루하게 차를 몰고 가야 하는 통근길의 적적함을 덜어줄 만한 것"이 정말 밀크쉐이크가 필요한 이유였는데요. Clayton은 이걸 고객의 ‘해야 할 일(Jobs to be done)’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당장 배가 크게 고프지는 않지만, 두 시간이 지나면 허기가 질 정도의 기분으로 밀크쉐이크를 찾았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밀크쉐이크의 경쟁자는 바나나, 도넛, 베이글, 스니커즈 바가 됩니다. 이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밀크쉐이크는 더 걸쭉해지거나, 과일 조각이 필요할 수 있겠죠. 그래야지 지루한 통근길을 천천히 빨아먹고, 씹어먹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동일한 사람일지라도, 다른 상황에서 밀크쉐이크는 다른 이유로 고용됩니다. 늦은 오후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들이 밀크쉐이크를 먹어도 되냐고 물어본다면, 이때 밀크쉐이크의 경쟁자는 바나나와 도넛이 아닌 장난감 가게 들르기, 야구공 주고받기, 농구공 던지기 등의 놀이가 됩니다. 고객의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너그러우면서, 좋은 아빠가 되는 거겠죠. 이 상황에서 밀크쉐이크를 더 걸쭉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컵의 크기를 줄여서 아버지의 죄의식을 덜어주는 것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올바른 제품일 거예요.

윤석: 그래서 상황과 문제(목표) 중에 더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상황이에요. 상황이 없으면 문제도 없거든요. 인간은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애초에 출근할 필요가 없다면, 밀크쉐이크도 필요 없거든요.

고객이 두잇을 고용하는 이유

영선: 그렇다면 고객은 왜 두잇을 선택 할까요?

윤석: 책에서 이야기해 주듯, 처해있는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주중 점심과 주말 저녁에 고객님은 정말 다른 상황에 처해 계시거든요.

주중 점심에 두잇을 찾는 고객님들은 재택을 하면서, 혹은 직장에서 간단한 끼니를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11시 55분에 미팅이 끝나자마자 음식을 주문하고, 12:30에 음식이 도착하면 20분 동안 섭취 후, 10분 동안 치울 수 있겠죠. 이런 상황에서는 ETA(Estimated time of arrival)가 가장 중요해요. 또 예상한 시간에 식사가 잘 도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치우는 데 오래 걸리거나, 먹고 소화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 식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겠죠. 따라서 이 시간대의 고객님에게는 메뉴 디스커버리의 즐거움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하실 거예요.

같은 고객님일지라도 다른 상황에서는 다른 이유로 두잇을 고용 합니다. 주중 저녁에는 보통 퇴근길에 주문을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하루의 노고를 풀 수 있는 끝내주게 맛있는 음식을 찾겠죠. 대중교통에서 주소가 노출되는 것이 불안할 수 있으니, 메인 화면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할지도 몰라요.

주말 아침에는 침대에 누워 메뉴를 고르는데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거예요. 해장할 수 있는 얼큰한 메뉴를 드시고 싶으시겠죠.

재원: 그렇다면 평일 점심, 저녁에 앱의 구조를 바꿔서 보여드리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저만 생각해도, 점심에는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하지 않고 들어가는 것 같은데, 저녁에는 꼭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하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남균: 실제로 점심의 팀 주문율이 훨씬 높아요. 개인의 취향보다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더 중요한 상황이 많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잇 소셜 제품 고객님의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해 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상황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이 시간을 조금 더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고 싶은 상황에서 고객님들은 두잇의 소셜 제품(이웃과 함께하는 미니게임, 커뮤니티 등)을 찾으시거든요. 이때 두잇의 경쟁사는 다른 배달플랫폼이 아니고, 게임이나 유튜브, 친구와 통화하기, 책 읽기 등이 되겠죠. 이 모든 것보다 고객의 해야할 일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 된다면, 그 제품은 성공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사고실험 해보기

영선: 고객의 Customer Job(해야 할 일)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고객의 해야할 일은 열심히 사고실험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그 상황에 직접 놓여봐지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1시간이 넘는 지루한 출근길에 도넛이나 콜라, 바나나를 가져가 보는 거예요. 도넛은 손에 묻고 흘리는 것이 번거롭고, 바나나는 너무 빨리 사라지며, 콜라는 배가 충분히 차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밀크쉐이크는 손에 묻지도 않고, 배도 충분히 차며, 천천히 먹을 수 있어서 즐겁고, 차에 쏙 들어가서 보관도 편리하죠!

사고 실험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오프라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지?’를 생각해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고객님에게 메뉴를 고르는 상황은 정말 고역일 수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메뉴 고르기 시간을 최대한 빠르게, 최선의 결과로 해결하고 싶으실 거예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함께 먹을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통해 메뉴를 고르는 시간은, 고역이 아니라 즐거운 소셜 활동이겠죠. 그렇다면 이런 즐거운 경험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옮겨올 수 있을지만 고민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두잇의 다양한 도메인의 PO들은 어떤 사고실험, 혹은 경험을 통해 고객의 ‘해야할 일'을 찾아내고 있을까요?

왼쪽부터 남균님, 승현님, 윤석님

남균: 저는 최근에 이런 사고실험을 했었어요. 요즘 두잇 커뮤니티에서 핫한 게시글 유형이 두 가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특정 가게나 메뉴의 팀을 열어달라고 하는 분이 계시고, 두 번째는 그런 글을 왜 올리냐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근데 곰곰이 저 대학생 때를 생각해 보면 정말 잔고가 9,000원밖에 없을 때가 있거든요. 혹은 극단적인 긴축재정을 하고 있을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치킨은 강렬하게 먹고 싶고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두잇에서 누군가가 팀 주문을 열어주길 기다리는 것뿐이겠죠. 그럼,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하게 됐어요.

승현: 확실히 고객 이해를 높이는 방법인 것 같아요. 단순히 고객이 ‘배고파서' 혹은 ‘저렴해서' 두잇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이 중요한 것처럼 라이더분들이 두잇을 타는 이유도 상황을 봐야겠죠. 이전에는 단가만 높아지면 라이더분들이 두잇을 타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눈이 오는 날 단가를 무작정 높여드리는 것보다, 위험한 콜을 100% 배차 취소해드리는 것이 더 중요했어요. 단가가 낮아도 배차취소가 되면 타셨고, 단가가 높아도 배차취소가 안 되면 안 타셨어요. 전업 라이더분들은 순간의 돈보다, 다치고 싶지 않은 욕구가 더 크셨던 거죠. Job to be done을 정말 잘 생각해야 해요.

윤석: 제가 요즘 고민하는 게 있어요. 모든 사람은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분일수록 내가 건강하지 못하게 먹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시는 것 같아요.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계실까 고민해 보면, 못하고 계세요. 귀찮거든요. 샐러드 먹다 실패하고, 포케 먹다 실패하고, 칼로리 계산하다가 실패해요. 그럼 내가 들여야 하는 추가 비용 없이 오늘 먹은 칼로리가 몇인지 바로 알려준다면? 도움이 될까요?

벤치마킹으로 좋은 제품은 만들 수 있지만,

위대한 제품은 만들 수 없다

좋은 제품은 어쩌면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세상에 좋은 제품은 많고, 이를 벤치마킹한다면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위대한 제품은 그렇게 탄생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고, 10배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고 고민해야 탄생합니다.

미영: 위대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자명하기 때문에, 그 컨피던스 레벨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요. 더 이상 상관관계가 아닌 인과관계를 논할 수 있게 된 거잖아요.

두잇은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데이터는 고객들이 왜 서비스를 구매하는지 100% 알려주지 못합니다. 상관관계는 보여줄 수 있지만, 인과관계는 알려줄 수 없어요. 그렇기에 우리는 실험을 설계할 때, 항상 “customer questions”에 답합니다. 그 근거가 타당하고 예상되는 임팩트가 클 때, 실험을 시작할 수 있어요.

Customer Questions


  1. 즉시적인 고객은 누구인가?

  2. Customer Job은 무엇인가?

  3. 우리가 10배 잘할 것은 무엇인가?

  4. 성공 지표와 가드레일 지표는 무엇인가?

두잇 추천!

지금까지 함께 읽은 책

2022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읽은 책 리스트를 공개합니다.

좋은 책들은 두 번, 세 번씩 읽고 있어요.

  1.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앤디 그로브) - 완독
  2. 린 스타트업 (에릭 리스) - 완독
  3. 제로 투 원 (피터 틸) - 완독
  4. 하드씽 (벤 호로위츠) - 완독
  5.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알베르토 사보이아) - 완독
  6. 순서 파괴 (콜린 브라이어) - 완독
  7. 전략의 거장으로부터 배우는 좋은 전략 나쁜 전략 (리처드 루멜트) - 완독
  8. The cold start problem (andrew chen) - 완독
  9. 세븐 파워 (해밀턴 헬머) - 완독
  10. 언카피어블 (짐 매켈비) - 완독
  11. OKR (존 도어) - 완독
  12. 딜리버링 해피니스 (토니 셰이) - 완독
  13. 블리츠스케일링 (리드 호프먼) - 완독
  14. 최강의 조직 (벤 호로위츠) - 완독
  15. 제로 투 원 (피터 틸) - 재완독!
  16. 린 스타트업 (에릭 리스) - 재완독!
  17. 더 골 (엘리 골드렛) - 재완독!
  18.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앤디 그로브) - 재완독!
  19. The cold start problem (Andrew Chen) - 재완독!
  20. 순서 파괴 (콜린 브라이어) - 재완독!
  21.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 완독!
  22. Competing against Luck(Clayton Christensen) - 일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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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Edit 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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