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순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디자인

디스커버리팀 리드 디자이너 박세연님 인터뷰

2023년 12월 22일   |    두잇

함께 할 회사를 찾아다니는 과정은 나를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세연님은 10년 동안 크고 작은 회사에서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어떤 조직에서 가장 행복한지 알게 되셨다고 해요. 그렇게 다시 찾은 극초기 스타트업 두잇. 이곳에서 세연님은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셨을까요? 항상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달려 나가는 세연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찾은 초기 스타트업

세연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프로덕트 디자인만 10년 해온 박세연입니다. 저는 그동안 스타트업의 시드 단계, 시리즈B를 지나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을 경험해 보기도 했어요. 지금은 다시 초기 스타트업인 두잇에 합류하여 리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함께 하고 있어요.

정말 모든 것을 경험해 보셨네요. 그 수많은 경험 끝에 다시 초기 스타트업을 찾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동안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인 안정감이나 고용안정을 찾기 위해 중견, 대기업도 모두 경험해 봤지만 결국 저라는 사람은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 나가는 조직에서 일할 때 가장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돌아왔어요.

초기 스타트업은 정말 많잖아요. 그중에 두잇으로 오신 이유도 있나요?

고백하자면 이 정도로 초기 스타트업으로 올 줄은 몰랐어요. 조금은 더 성숙한 단계의 기업을 찾고 있었는데 두잇을 알고 나서는 안 올 수가 없었죠 (웃음). 첫 번째 이유는 쿠팡과 배민처럼 몬스터가 있는 시장에 뛰어들어서 엄청난 리텐션과 성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었고요. 두 번째는 윤석 대표님이셨어요. 스타트업은 대표에 따라 풍파가 왔을 때 부딪혀 깨질 수도 있고, 피해 갈 수도 있고, 혹은 싸워서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윤석님이라면 칼을 들었을 때 뭐라도 썰긴 썰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마지막은 이곳에서 만난 동료들이에요. 이렇게 똑똑하고 따뜻한 사람들이라면 함께 일하고 싶었어요. 보통 합류 이전에는 면접과 커피챗을 통해 내가 어떤지 파보려고 하거나, 기계적으로 면접을 보는 느낌이 있을 수 있는데 두잇은 모두가 저를 인간 대 인간으로 알아가고, 우리가 함께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자고 하셨어요. 그 과정이 참 신뢰가 갔죠.

실제로 와보니, 두잇과 이전 회사들과 다른 점이 있나요?

무언가에 실패했을 때 좌절하지 않더라고요. 슬프고 속상할 수도 있지만, 두잇 동료분들은 그것보다도 ‘그럼 이걸 해결하기 위해 다음에는 뭘 해볼 수 있을까'를 바로 고민해요. 사실 사람이라는 게, 자기가 낸 아이디어에 조금 더 관대할 수도 있고 또 지표가 잘 나와 보이도록 꼼수를 부릴 수도 있잖아요. 두잇에서는 엄청 비판적으로 데이터를 뜯어보면서 되려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열심히 반박하더라고요. 모두가 순간의 성과보다는 두잇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 두잇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꺾이지 않는 마음의 든든한 디자인팀

속해 계신 조직과 팀에 대해서도 궁금해요.

저는 목적 중심으로 이루어진 고객 디스커버리팀과, 기능 중심으로 묶인 디자인 챕터에 속해있어요. 디자인 챕터에는 사은님과 경희님, 그리고 저 이렇게 세 명이 함께 하고 있어요. 두잇은 고객앱, 라이더앱, 사장님앱, 포스, 세일즈앱 등 프로덕트가 정말 많잖아요. 그래서 프로덕트별로 담당 디자이너가 있는 구조인데, 더 빠른 성장과 임팩트를 위해 서로가 최대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어요. 혼자 모든 것을 다 하다 보면 그 안에 매몰되기 쉽기 때문에, 지속해서 ‘이건 뭐예요?’, ‘이건 왜 이렇게 했어요?’ 물어보면서 방향을 맞춰가요. 혹은 고민이 있을 때 서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물어보기도 하고요.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있나요?

꺾이지 않는 마음이요. 무수히 많은 실험을 하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결과를 볼 수도 있고, 피드백을 받기도 하죠. 특히 디자인은 아웃풋이 되게 명확하기 때문에 쉽게 ‘난 이거 별론데', ‘난 이거 안 누를 것 같아'와 같은 말을 들을 수 있어요. 고민을 많이 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가벼운 의견에도 주니어 디자이너분들에게는 생채기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결국은 스스로 납득해야 해요. 이 디자인을 보는 모든 사람이 고객이고, 그 수많은 의견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야 해요. 그리고 실험이 졌다면,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얻고 곧바로 다시 도전하는 것이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고객경험에 대해 열 띤 토론을 하고 있는 디스커버리팀 개발자 민형님과 디자이너 세연님

무수히 많은 실패 속에서, 디자인팀은 서로에게 정말 든든한 존재일 것 같아요.

맞아요. 저도 팀 리드로 합류하였지만, 사실 리드라는 것이 별거 없거든요. 저는 사은님, 경희님이라는 정말 잘하는, 좋은 디자이너분들을 잘 서포트하고 싶어요. 스타트업에서는 실패가 많을 수밖에 없고, 무조건 실패를 해야지만 성공할 수 있잖아요. 그 과정에서 서로가 꺾이지 않도록  잘 도닥여주고,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는 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따뜻한 조직 안에서 큰 성장이 생길 수 있다고 믿어요.

두잇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일하는 방법

그렇다면 세연님이 속해 계신 디스커버리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고객님이 두잇에서 정말 맛있고 저렴한 상품을 탐색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돕는 팀이에요. 팀을 리딩해주고 계시는 PO 수민님, 기획도 하고 개발도 하는 개발자 민형님, 머신러닝 잘하시는 찬유님, 그리고 천재 데이터분석가 상민님과 함께하고 있어요.

라인업이 어벤져스네요. 요즘 집중해서 해결하고 있는 문제는 뭔가요?

어떤 상황에서도 두잇이 최저가일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저는 고객님께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두잇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는 UI/UX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이터레이션이 정말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느끼는데요. 어떤 학습들이 있었나요?

맞아요. 최저가와 관련해서만 지금까지 15번 이상의 실험을 했을 거예요. 두잇은 동의받은 사장님을 대상으로 10% 추가 할인을 진행해 드리고 있어요. 할인 매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타 플랫폼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지표가 소폭 좋아지긴 했지만, 목표 수치에는 미달하는 수준이었죠.

그때 데이터분석가 상민님께서 ‘즉시 할인이 아닌,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법은 어떨까요?’하는 의견을 주셨어요. 두잇은 다른 플랫폼과 다르게 팀 주문 참여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할인을 받을 수 없는 팀장을 하기 꺼릴 수 있거든요. '모아둔 포인트가 많다면 먹고 싶은 음식이 현재 열려있지 않아도 팀장으로서 쉽게 주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핵심이었죠.

바로 실험을 해보기로 했으나, UX에서 고민이 생겼어요. 일반 커머스 플랫폼은 할인된 최종 금액을 보여주기 때문에 최저가인 것을 알 수 있잖아요. 하지만 배달앱은 메인화면에서 메뉴가 아닌 가게를 중심으로 보여주다 보니깐, 최종 금액을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메인 화면에 메뉴를 아예 꺼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이제 재미있어지는 건, 그럼 포인트 적립이 아닌, 기존에 진행하던 10% 추가할인 스킴에서도 똑같이 메뉴를 메인화면으로 꺼낼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A(기존), B(10% 할인 + 메뉴 노출), C(10% 적립 + 메뉴 노출)로 실험을 나갔어요. 결과는 B의 승리였습니다.

순서대로 A(기존), B(10% 할인 + 메뉴 노출), C(10% 적립 + 메뉴 노출)

처음부터 정답을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하나씩 아이디에이션도 해보고, 기존의 학습에서 무언가를 배우면서 가다 보면 우리만의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메인에서 메뉴를 직접 노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찾았으니, 이를 디벨롭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작은 수치 개선이 아닌, 극단적인 임팩트가 우리의 목표니깐요.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우신 것이 느껴져요. 그 과정에서 실제 고객님의 목소리는 어떻게 반영되나요?

저희는 이탈하신 고객님을 중심으로 최소 주 4분의 고객님을 지속해서 만나 뵙고 있어요. 실험이 있을 때는 6분 이상을 뵙기도 해요. 이를 통해 왜 실험이 실패했는지,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지 파악해요.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을 고객님들은 많이 알려주세요. 예를 들면 저희는 두잇의 팀 주문 시스템에 너무 익숙하다 보니깐, 관련해서 이상한 점 잘 느끼지 못해요. 하지만 신규 고객님들은 배민이나 쿠팡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배달앱에 들어오면 무수히 많은 카테고리와 가게가 보일 것을 기대하시죠. 두잇은 대뜸 첫 화면에 4~5개의 가게가 1000원 할인을 한다고 나와 있어요. 그러니 당황하시고, 이탈까지 하게 되시더라고요. 맥락을 더 잘 설명해 드리고, 제품을 잘 사용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제 백로그에 담겨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답게 앞으로 할 일이 정말 많아 보이는데요. 우선순위와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어떤 실험을 할 지 결정하는 것부터, 설계, 배포, 적용까지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요. 위에서 이야기한 고객 UT도 그렇고, 우리의 방대한 아이디에이션도 그렇고, 모두 가설을 세우는 과정이지 결정하는 과정은 아니에요. 결과는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실험을 하고, 내가 설계한 디자인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해요. 누구든지 처음부터 끝까지 데이터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게 두잇의 가장 큰 강점인 것 같아요. 

끝나지 않는 도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 나가는 조직에 있고 싶어서 두잇에 합류하셨잖아요. 두잇을 성숙한 프로덕트로 만들어내고 난 뒤에는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배달앱 두잇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 뒤라면, 또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드는데 함께 하고 싶어요. 저희가 지금은 지금의 협력 소비 모델을 커머스로 확장하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시장의 흐름은 정말 빠르잖아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5년 뒤에 새로운 Product market fit을 찾고, 또 그것을 다시 키워내는 그 과정을 함께 하지 않을까 싶어요.

Interview  · Edit 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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