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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흔드는 법

독서모임 : 『보랏빛 소가 온다』를 읽고

2025년 9월 18일   |    두잇

꾸준히 팔리는 제품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꾸준히 사랑받는 책에도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두잇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독서모임을 가져왔는데요. 요즘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마다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답니다. 언젠가 함께 이 모임을 즐기게 될지도 모를 당신을 위해, 금주의 독서모임에서 오간 유익한 대화를 공유해드릴게요! 

보랏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날짜: 2025.09.17 / 발제자: 혁원


평범한 갈색 소들 사이에서 단 한 마리뿐인 보랏빛 소가 눈길을 사로잡듯,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기억에 남는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광고와 홍보에 의존하지 않고도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서 돋보이는 전략을 다룬다. 출간된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전 세계 기업과 마케터들이 참고하는 비즈니스 고전으로, 성공적인 브랜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당신의 마케팅이 실패한 이유 

매스 마케팅의 단상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케팅 매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습니다. 한때는 신문이, 조금 지나서는 잡지가, 또 최근까지는 TV가 그 지위를 차지했죠. 그에 따라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도 변화해왔습니다. 단 한 가지, ‘평범한 제품을 특별해 보이게 만든다’ 는 본질을 제외하고요.

새로운 시대에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더 이상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광고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스 고딘은 진통제를 예로 들어 이 상황을 쉽게 설명합니다. 아스피린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 담당 마케터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당시 통증이나 발열을 줄이는 약은 복용이 불편하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가 많았던 반면 아스피린은 먹기 쉽고 효과가 빠르며 비교적 안전했으니까요.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시중에 판매되는 진통제의 종류는 100가지도 넘습니다.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비상약품 상자에는 그 중 한 가지 이상의 제품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테고, 아스피린의 첫 등장만큼이나 혁신적인 무언가를 내놓지 않는 이상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만들기는 어렵겠죠. 아무리 열심히 광고를 한다해도 말입니다. 게다가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지나치게 바빠서, 모든 광고에 일일이 귀 기울일 시간조차 없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마케팅  

이제는 접근을 달리 해야 합니다. 

세스 고딘에 따르면 마케팅은 더 이상 평범한 제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행위가 아닙니다. 시장이 놀랄만한 제품을 만들고, 그런 제품을 기다려온 소수를 공략하는 것.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마케팅 방식입니다. 저자는 이를 리마커블(remarkable) 마케팅이라고 부릅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퍼플 카우(purple cow)는 리마커블 마케팅이 가능하게 만드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뜻하는데요. 다시 말해 퍼플 카우 없이는 리마커블 마케팅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죠.

두잇의 퍼플 카우를 진지하게 고민 중 

혁원: 소수를 공략하라’고 말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요즘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다고 봐도 무방해요. 친구와 같이 살든, 가족끼리 모여 살든 휴대폰에 배달앱이 하나 이상은 깔려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건 1인 가구예요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빠르게 파악해서 제공하는 게 우리의 일이죠.

소희: 그렇다면 두잇의 퍼플카우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두잇은 엄청나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잖아요. 

PB 브랜드, 이불 세탁 서비스, 두잇 투데이, 1인 치킨···. 

현정: 확실한 건 요즘 같은 시대에 퍼플 카우는 기존에 없던 것이기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해야 한다는 거예요. 두잇이 처음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건 무료배달 때문이지만 곧 배민이나 쿠팡이츠에서 따라하면서 경쟁력이 없어졌잖아요. 그럼 그건 퍼플 카우가 아니었던 거죠. 그로스팀이나 큐레이션팀에서 신사업 실험을 계속하는 데는 이런 대체 불가능한 포인트를 찾아내기 위함도 있지 않을까요? 

스니저(sneezer)를 찾아라

퍼플카우가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스니저(sneezer)에게 선택받는 것입니다. 스니저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열정적으로 주변에 전파하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세스 고딘은 대중 전체를 설득하려 애쓰기보다 소수의 스니저를 사로잡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하는데요. 그들이 친구의 친구에게 온갖 자랑과 칭찬을 늘어놓으며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퍼져 나갈 것이기 때문이에요. 즉, 퍼플카우가 스니저를 만났을 때 비로소 시장이 움직이는 겁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딱히 특별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적이죠. 회사 동료가 맛있다고 추천한 근처 식당에 가본 적이 있거나, 같이 운동하는 친구가 즐겨입는 브랜드의 운동복을 따라 사본 적이 있나요? 그들이 바로 스니저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두잇이 1인 가구의 일상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번이라도 두잇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주변인에게 추천하지 않고서는 못 배길 만큼, 일상을 깊이 파고드는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거예요. 그게 바로 퍼플 카우 아닐까요?

초집중

도현: 최근에 두잇 앱 내 커뮤니티가 아주 활발한데요. 자기가 좋아하는 맛집을 공유하는 게시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특정 메뉴가 먹고 싶은데 괜찮은 식당 있으면 알려달라는 글도 자주 보이고, 두잇 어메이징 신메뉴를 먹어본 후기도 많이들 올라오더라고요. 책에서 스니저를 오타쿠와 연결해 설명하잖아요? 음식은 오타쿠가 가장 많은 분야이면서 오타쿠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진입 장벽이 가장 낮은 분야이기도 한 것 같아요.  

혁원: 다음 단계는 그거죠. 두잇 커뮤니티에 ‘동네 공구’ 서비스를 스니징하는 글이 많아지게 만드는 것. 저한테는 오히려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이불 세탁 서비스 같은 것들이 더 퍼플 카우에 가깝다고 보이거든요.

Don’t Be Boring, 

Safe Is Risky

지상 최대 유통 기업 월마트(Walmart)가 아마존(Amazon)닷컴을 따라잡기 위해 미친듯이 노력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아시나요? 당시 그들의 사무실에 걸려있던 현수막 문구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You can’t out-Amazon Amazon (아마존처럼 해서는 아마존을 몰아낼 수 없다).” 

일단 누군가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했다면 그걸 모방하거나 단지 조금 변형하는 정도로는 우위를 점하기 어렵습니다. 대중적이지 않은, 더 좁은 범위의, 그러나 자신들의 필요를 완벽히 채워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애타게 기다리는 스니저(오타쿠)들이 모인 시장.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이쯤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 우리는 우리의 시장을 찾았습니다. 

두잇은 오늘도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혁신을 배달 중입니다.

 발제자의 노트 / 오늘의 점심, 파스타

Interview  · Edit 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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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잇 전사 위클리(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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